얼마 전 마블 시리즈의 새로운 빌런 소개에 난리가 났었습니다. 아이언맨으로 마블 유니버스의 포문을 열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귀환 때문이었죠. 마블 유니버스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는 히어로 세계관입니다. 이 히어로물의 시작은 뭐였을까요. 이번에는 첫 히어로물이라고 할 수 있는 팬텀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줄거리 요약 (결말 포함)
이야기는 정글의 수호자 팬텀의 전설로 시작됩니다. 주인공 키트 워커(빌리 제인) 즉, 팬텀은 대대로 정글의 정의를 지키는 임무를 맡아 온 21대 후계자입니다. 그는 보라색 슈트와 검은 마스크, 그리고 해골 모양 반지를 착용한 신비로운 인물로, 자신의 정체를 철저히 숨기고 살아가며, 정글에서 발생하는 악당들의 활동을 막습니다. 팬텀은 사람들이 믿는 "불사의 영웅"이라는 신화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으며, 악당들 사이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 됩니다.
재벌이자 사악한 사업가인 잰더 드랙스(트리트 윌리엄스)는 전설적인 세 개의 해골을 찾아내어 그것을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음모를 꾸밉니다. 각각 금, 은, 옥으로 만들어진 이 해골들은 강력한 마법의 힘을 지닌 유물로, 모이면 상상할 수 없는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팬텀은 이 해골들이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막기 위해 드랙스를 추적하고, 그의 음모를 저지하려 합니다. 하지만 정글에서 '은 해골'을 탈취당한 팬텀은 드랙스가 있는 뉴욕으로 향합니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기자이자 옛 대학 동기였던 다이애나(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를 만나 함께 움직이던 팬텀은 '옥 해골'마저 드랙스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드랙스는 마지막 '금 해골'을 가지고 있는 해적 생 형제단을 찾아갑니다. 그는 생 형제 중 형인 카바이 생에게 같이 세상을 지배하자 제안하지만 세 해골의 힘을 조종할 수 있는 마지막 네 번째 해골의 존재를 알고 있던 카바이 생은 이를 거절합니다. 격전을 벌인 끝에 마침내 세 해골을 모두 손에 넣은 드랙스는 이 힘을 이용해 팬텀을 제거하려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네 번째 해골인 해골 반지를 가지고 있었던 팬텀은 해골의 힘을 조종해 역으로 드랙스를 물리칩니다.
세 개의 해골은 다시 안전하게 보관되고 팬텀은 다이애나에게 팬텀이 불사의 영웅으로 불리는 비밀 즉, 계승에 대해 알려줍니다. 이미 팬텀의 정체를 눈치채고 있던 다이애나에게 마스크를 벗고 청혼합니다.
팬텀은 이 모든 사건을 해결하면서 자신의 운명과 사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글의 수호자로서의 임무를 계속할 것을 다짐합니다.
영화의 의의
팬텀은 클래식 히어로 장르의 한 예로, 전통적인 영웅 서사를 따릅니다. 주인공은 고귀한 혈통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도덕적 가치관을 지키며 세상을 보호합니다. 이 영화는 1930년대의 만화적 요소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당시 고전 영화의 느낌을 현대적 영화 기술로 재현하려 했습니다.
특히 팬텀은 슈퍼 히어로 영화의 초기 작품 중 하나로, 오늘날의 MCU나 DC 확장 유니버스와 같은 대규모 프랜차이즈 영화들과는 달리, 소박하고 단순한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영화는 당시 고전적인 만화 원작의 충실한 재현을 목표로 하였으며, 모험 영화의 본질에 대한 헌정으로 평가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팬텀은 제작 과정에서 여러 난관을 겪었습니다. 제작사는 영화의 성공을 위해 거대한 홍보와 마케팅 캠페인을 펼쳤으나, 개봉 후 기대했던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특히, 1996년 당시 팬텀이라는 캐릭터는 대중들에게 다소 생소했으며, 이는 흥행 실패의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었습니다. 비록 박스오피스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이후에는 컬트 클래식으로서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화는 뉴욕과 태국에서 촬영되었으며, 정글 장면은 실제로 촬영된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이는 영화의 비주얼적인 매력을 높였으며, 당시 영화 제작진이 현장에서 겪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우 사실적인 배경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원작과 기타 미디어
1936년 리 윙필드의 손에 의해 처음 등장한 이 캐릭터는 ‘영원한 영웅’이라는 콘셉트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많은 만화 팬들 사이에서 고전적인 히어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애니메이션, 게임, TV 드라마, 그리고 만화책 시리즈로도 이어지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영화보다 앞선 1994년 팬텀 2040이란 제목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방영했으며 제작진에는 '세영동화'와 '새롬 애니메이션' 등 우리나라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입니다.
팬텀은 고전적인 히어로 영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으로, 오늘날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 주로 다루는 복잡한 설정과는 달리, 단순한 선악 대결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영화는 팬텀이라는 영웅의 기원을 살리면서도, 당시의 관객들에게 모험과 액션을 선사한 클래식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록 별다른 슈퍼 파워 없이 권총 두 자루에 의지하며 보라색 슈트를 입고 말을 타고 달리는 어딘지 언밸런스한 모습에 아쉬운 반응도 있지만, 슈퍼 히어로 영화의 시작점이라는 부분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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