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씨 하우 데이 런(See How They Run): 미스터리와 유머의 절묘한 조화

by nmytyl 2024. 9. 10.
반응형
 

 영화 씨 하우 데이 런 (See How They Run, 2022)은 독특한 매력의 미스터리 코미디로, 연극과 현실이 뒤섞인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런던의 연극 무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아가사 크리스티의 유명 연극 쥐덫 (The Mousetrap)을 둘러싼 살인 사건을 다루면서 고전적인 추리물의 요소를 신선한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줄거리 요약 (결말 포함)

 영화는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인기 연극 쥐덫 (The Mousetrap)100번째 공연을 축하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연극은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할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 계획이 세워지는 가운데, 연극의 영화화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고, 영화 제작자 리오 코퍼닉(에이드리언 브로디)이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집니다. 코퍼닉은 연극의 영화화를 담당하기 위해 런던에 와 있었고, 그의 피살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듭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런던 경찰은 살인 사건 수사를 시작하게 되며, 형사 스토파드(샘 록웰) 경위와 그의 조수 스토커(시얼샤 로넌) 순경이 사건을 맡게 됩니다. 스토파드 경위는 경험 많은 노련한 수사관으로, 차분하고 냉정하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반면, 스토커 순경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다소 서툰 행동을 보이지만 열정이 넘칩니다. 이 둘은 살해 동기를 찾기 위해 연극의 배우들과 관계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수사 과정에서 두 형사는 연극 배우들, 연출자, 작가 등 다양한 용의자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들은 저마다 독특한 성격과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각자의 알리바이를 주장합니다. 연극의 영화화가 걸려 있는 만큼, 여러 인물들이 사건에 얽히게 되며 수사는 점점 더 복잡해져 갑니다. 이 과정에서 스토커 순경은 여러 가지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르며, 스토파드 경위의 인내심을 시험하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수사 도중, 이들은 코퍼닉이 살해된 동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단서를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연극의 영화화와 관련된 계약 문제, 배우들 간의 경쟁심, 그리고 개인적인 갈등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게 됩니다. 또한, 스토커 순경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직감에 의존해 새로운 단서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이들은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관객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결국, 스토파드 경위와 스토커 순경은 사건의 진실을 밝혀냅니다. 코퍼닉 사건은 단순한 질투나 경쟁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복잡한 개인적 원한과 오해가 얽힌 결과였습니다. 후에 스토커 순경은 경사 시험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 스토파드 경위 또한 경찰 훈장과 소방 훈장을 받게 됩니다.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었는 데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계속됩니다.

 

캐릭터의 매력과 배우들의 호연

 씨 하우 데이 런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그들의 연기가 아닐까 합니다. 특히 형사 스토파드(샘 록웰)와 신참 경찰 컨스터블 스토커(시얼샤 로넌)의 콤비가 이야기의 핵심을 이끌며, 이들의 독특한 성격 대비가 영화에 코미디와 드라마를 동시에 불어넣습니다. 스토파드는 냉소적이고 감정적으로 피폐한 중년 형사로, 사건을 조사하는 도중 자신의 과거와 맞닥뜨리며 고뇌에 빠지기도 합니다. 반면, 스토커는 모든 것을 적극적으로 조사하려는 초보 경찰로, 그녀의 천진난만한 태도와 실수들이 영화의 코믹 요소를 강화합니다.

 이 두 캐릭터의 상호작용은 고전적인 형사 드라마의 클리셰를 재치 있게 비튼 요소로, 두 캐릭터가 서로의 결점을 보완해 나가며 수사를 이어가는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샘 록웰은 무거운 역할을 가벼운 위트로 소화하며, 시얼샤 로넌은 재치 있고 상쾌한 연기로 이 영화에 생동감을 더합니다.

 

영화적 스타일과 톤

 씨 하우 데이 런은 많은 등장인물과 각양각색의 동기 등 아가사 크리스티 스타일의 전통적인 미스터리 플롯을 따르지만, 다소 가벼운 톤과 유머러스한 연출로 차별화됩니다. 특히 영화의 전개 방식은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클래식한 미스터리 영화의 규칙들을 우스꽝스럽게 비튼 장면들도 많아, 관객들이 예측하기 힘든 전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톤은 웨스 앤더슨 영화의 영향을 받은 듯한 대칭적인 화면 구성과 컬러풀한 시각적 스타일로도 설명될 수 있습니다. 세트 디자인과 의상은 1950년대 후반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냈으며, 카메라 워크 또한 빈틈없이 깔끔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시각적 요소들은 관객이 영화 속 세계에 몰입하도록 도우며, 클래식한 미스터리 장르와 결합하여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코미디와 미스터리의 조화

 이 영화는 고전적인 미스터리 구조를 따르면서도 현대적인 코미디를 잘 버무렸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영화 속 살인 사건은 진지하게 다루어지지만, 동시에 우스꽝스럽고 재치 있는 요소들이 수사 과정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습니다. 영화는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살인 미스터리를 풀어가며, 미스터리 영화 팬들뿐만 아니라 코미디를 즐기는 관객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영화는 또한 메타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영화 속에서 연극과 현실이 뒤섞이는 상황이 흥미로운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쥐덫이라는 연극 자체가 현실에서 긴 공연 기록을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작품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와 관련된 풍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총평

 씨 하우 데이 런은 그 자체로 장르에 대한 헌사이자, 동시에 그 장르를 해체하는 시도로 평가받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 쥐덫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고전적인 미스터리 장르의 전형적인 틀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영화 제작 당시 연극 쥐덫의 100번째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이러한 배경은 영화의 스토리와 연출에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고전적인 장르의 틀을 사용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과거의 인기 장르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함으로써 관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씨 하우 데이 런은 고전적인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오마주이면서도, 그 장르를 유머와 창의적인 연출로 비틀어낸 작품입니다. 캐릭터들의 매력과 탄탄한 연기, 그리고 화려한 미장센이 어우러져 추리물이라고 하기엔 조금 깊이가 얕을 수 있지만 호불호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