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에 서 있지만 닮은 두 사람, 에디 브록과 클리터스 캐서디
2021년 개봉한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는 전편에서 이어지는 베놈과 에디 브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더욱 강력한 숙적인 카니지가 등장하며 전개됩니다. 1편에서는 베놈과 에디의 공생 관계 형성이 주요 주제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그 관계가 한층 더 깊어지고, 새로운 악당과의 대결을 통해 공생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합니다. 베놈 특유의 유머와 액션이 한층 강화된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흥미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캘리포니아의 한 소년원에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와 프랜시스 배리슨(나오미 해리스)는 벽을 사이에 두고 수감되어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프랜시스의 음파 공격 능력이 너무 강해지자 다른 곳으로 격리됩니다. 그녀가 바깥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신문이 전부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클리터스는 에디 브록에게 면회를 요청하여 연쇄살인 사건의 유기 장소 정보를 주는 조건으로 자신의 전언을 기사로 실어달라고 합니다. 둘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동안 베놈은 감옥 벽에서 여러 단서를 보게 됩니다. 클리터스의 전언은 기사를 통해 프랜시스에게 닿지만 에디는 베놈이 알려준 단서로 경찰조차 해결못한 사건을 해결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쓸모가 다한 클리터스는 다시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베놈은 주로 인간의 뇌에서 에너지를 얻는데 이 문제로 둘은 자주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앤에게서 연락이 와서 만나러 가지만 그녀와 댄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됩니다. 베놈은 실의에 빠진 에디를 위로해주려 하지만 에디를 더 골치아프게 만듭니다. 클리터스는 사형을 앞두고 에디를 마지막으로 면회합니다. 클리터스가 쏟아내는 모욕적인 말에 화가 난 베놈이 클리터스를 공격하고, 이 일로 베놈의 일부가 클리터스에게 옮겨갑니다. 베놈이 날뛴 일로 갈등이 극에 달한 에디와 베놈은 크게 다투고 헤어집니다.
클리터스는 베놈의 조각과 결합해 탈출하고 갇혀 있던 프랜시스도 구출합니다. 해후한 둘은 결혼을 계획하고 각자 앙심을 품은 대상-클리터스는 에디, 그에게 기생한 심비오스;카니지는 베놈, 프랜시스는 자신의 한쪽 눈을 멀게 한 패트릭-을 납치해 결혼의 제물로 삼기로 합니다.
클리스터의 탈출에 패트릭은 에디를 추궁하게 되고 어찌 된 영문인지 짐작이 간 에디는 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앤은 경찰서에 몸이 묶인 에디 대신 베놈을 찾아 도와달라 설득합니다. 앤에게 호의적인 베놈은 못이기는 척 앤과 함께 나서서 에디를 꺼내갑니다. 탈출한 에디를 잡으러 간 패트릭은 에디의 집 앞에서 클리터스와 마주칩니다. 에디의 집을 뒤져 앤의 존재를 알아낸 프랜시스는 앤을 미끼로 납치합니다. 댄이 에디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그들은 클리터스가 초대한 그레이스 성당으로 향합니다.
마침내 만난 베놈과 카니지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지만 베놈이 밀립니다. 카니지는 베놈과의 전투가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내내 음파 능력으로 자신을 방해한 프랜시스를 해치우려 합니다. 이를 막으려는 클리터스와 카니지가 충돌하는 사이에 조금 회복한 베놈이 앤을 구합니다. 베놈은 그 과정에서 카니지에게 치명상을 입게 되지만 기지를 발휘해 프랜시스를 공격합니다. 프랜시스가 추락하면서 지른 비명으로 베놈과 에디, 클리터스와 카니지가 분리됩니다. 댄과 앤의 도움으로 에디와 빨리 재결합한 베놈은 카니지를 도로 흡수해 클리터스를 막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선 클리터스가 마지막 진심을 얘기하지만 이미 너무 먼 길을 온 그를 베놈이 처리합니다. 일이 너무나 커져 결국 도망자의 신세가 된 에디는 비로소 앤과 영원히 작별합니다. 에디와 베놈은 공생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의논하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새로운 등장인물
-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 클리터스: 연쇄살인마인 동시에 아동학대 피해자입니다. 프랜시스와 연인 사이이며 에디에 대해 동질감을 느낍니다. 에디에게 정곡을 찌르는 폭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말대로 두 사람이 닮아있어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 카니지: 베놈에게서 떨어져 나온 일부분. 심비오트답게 포악하며 본체인 베놈을 없애고 혼자 살아남으려 합니다.
- 프랜시스 배리슨 / 슈리크(나오미 해리스): 클리터스와 연인 사이로 초음파 공격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패트릭에 의해 한쪽 눈을 잃고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 패트릭 멀리건(스티븐 그레이이엄): 클리터스들과 악연 사이인 경찰입니다. 교도관 시절 프랜시스 이송 과정에서 그녀의 음파 공격으로 청각에 손상이 생긴 이후 보청기를 착용하게 됩니다. 클리터스와 관련있어보이는 에디를 의심합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프랜시스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는 듯 했지만 눈이 빛나면서 후속편에 등장할 것을 암시합니다.
쿠키 영상: 멀티버스의 등장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베놈과 에디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게 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들은 호텔에서 뉴스를 보게 되는데, 그 화면에는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로써 MCU와의 연결을 암시하며, 앞으로 베놈이 MCU 세계에 합류할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와 제작 비화
- CGI와 모션 캡처 기술: 앤디 서키스 감독은 이전 작품들에서 선보였던 모션 캡처 기술의 대가답게, 이번 영화에서도 캐릭터의 세세한 움직임과 표정을 섬세하게 구현했습니다. 베놈과 카니지의 전투를 사실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최신 기술이 동원되었습니다. 카니지의 독특한 형태와 능력을 표현하는 데 많은 공이 들었으며, 특히 베놈과 카니지의 격투 장면에서는 복잡한 CGI와 실시간 모션 캡처를 활용하여 더욱 생생한 화면을 연출했다고 합니다.
- 촬영 중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 촬영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지만 2020년 초 재개되어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특수 효과와 후반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촬영 장소는 전과 마찬가지로 주로 런던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런던에서는 리브스덴 스튜디오와 카드링턴 스튜디오에서 대부분의 실내 촬영이 이루어졌으며, 샌프란시스코의 여러 랜드마크가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하여 현장감과 현실감을 더했습니다.
총평
이 영화는 코믹스에서 유명한 캐릭터 카니지의 등장으로 베놈 시리즈의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베놈과 카니지의 대결은 선악의 구도라기보다는 본질은 비슷한, 말하자면 또다른 자신과의 충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살벌한 싸움 속에서도 유혈 장면을 최대한 줄이고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해 작품의 독창성을 살렸습니다.
그러나 내용의 개연성이나 캐릭터의 쓰임이 아쉬운 건 여전하다는 평입니다. 카니지나 프랜시스같은 캐릭터들은 가진 능력에 비해 아쉬운 행보를 보여줍니다. 에디 또한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활약상보다는 무심함이 두드러집니다. 그의 무심함에 베놈과 앤은 물론, 빌런인 클리스터마저 마음의 상처를 입습니다.
베놈 2는 전편보다 더 큰 스케일의 액션과 심비오트 캐릭터들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덩치만 다를 뿐 같은 색으로 누가 누군지 분간이 되지 않던 전편의 빌런과 달리, 이번 빌런은 빨간색으로 차별성을 두었습니다. 이로 인해 피아 식별이 명확해지고 전편보다 훨씬 더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심비오트 간의 대결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만족스러운 액션 장면들을 선사하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의 연결성을 암시하는 쿠키 영상으로 앞으로 전개될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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