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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피아니스트 (The Pianist) 영화 리뷰 (결말 포함)

by nmytyl 2024.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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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전쟁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선율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의 유대인 피아니스트 브와디슈와프 슈필만의 생존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전쟁의 잔혹함과 음악의 위안, 그리고 인간성을 심오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상, 그리고 다수의 국제적인 찬사를 받았습니다​.


줄거리 요약 (스포 주의)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독일이 폴란드에 침공합니다. 주인공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아드리안 브로디)은 피아니스트로 폴란드 라디오 방송국에서 연주하다가 포격이 떨어지자 도망칩니다. 그의 가족은 평범한 유대인 가정으로, 전쟁 이전까지 평온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독일 나치의 점령이 시작되면서 그들 가족을 비롯한 유대인들은 점차 삶의 터전을 잃기 시작합니다. 

 유대인들은 공공장소 접근이 금지되고, 다비드의 별 완장을 착용해야 했습니다. 모든 유대인들이 강제로 좁은 바르샤바 게토로 옮겨지게 되고 슈필만 가족도 낡은 방 한 칸에 밀려 들어갑니다. 게토 내의 환경은 비참했습니다. 슈필만은 게토의 한 카페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가족을 부양하려 노력했지만 그들의 미래는 점점 더 어두워져 갑니다.

 1942년, 나치는 '최종 해결책'을 실행하며 유대인들을 강제 수용소로 이송하기 시작합니다. 슈필만의 가족도 기차에 실려 떠나게 되지만, 슈필만은 우연히 한 친구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됩니다. 그는 떠나는 가족을 바라보며 죄책감과 무력함에 휩싸입니다​.

 슈필만은 게토를 빠져 나와 도시의 폐허 속에서 숨어 지내며 점차 고립된 생활로 접어들게 됩니다. 그는 유대인 저항 조직의 도움을 받아 몇몇 은신처를 전전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됩니다. 그는 지속적인 굶주림과 질병, 그리고 자신을 도와주려다 희생된 사람들로 인해 심리적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1943년, 바르샤바 봉기가 실패로 끝난 후 도시의 유대인 거주지는 완전히 파괴됩니다. 슈필만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주위에서 계속되는 폭격과 학살을 견뎌야 했습니다.

 1944년, 독일군의 퇴각이 임박한 시점에 슈필만은 나치 장교 빌헬름 호젠펠드(토마스 크레치만)와 마주칩니다. 장교는 그가 유대인 도망자라는 것을 알아채지만, 직업이 피아니스트였다는 사실을 듣고 연주를 요구합니다. 슈필만은 이 절체절명의 순간 쇼팽의 곡을 연주하며 거짓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그의 연주에 감명받은 장교는 그에게 은신처와 음식을 마련해주는 등 그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945년 초 전쟁의 막바지, 독일군이 퇴각하면서 호젠펠트는 마지막 작별인사로 코트를 건네줍니다. 슈필만은 다시 자유를 얻고 예전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어느 정도 되찾게 됩니다. 그러나 그의 가족과 많은 동료들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는 생존했지만, 그의 삶은 전쟁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버렸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겪었던 수많은 비극과 상처, 그리고 호젠펠트와의 만남은 그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음악은 그가 잃은 것들에 대한 기억을 간직함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영화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은 점

  • 실화 바탕의 강렬함: 주인공 브와디스와프 슈필만은 실제 인물로 영화는 그의 자서전을 각색한 것입니다. 이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을 잘 전달하기 위해 세부 묘사에 힘썼다고 합니다.
  • 음악의 상징성: 쇼팽의 음악은 영화 내내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음악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 세계와 희망을 표현합니다​.

영화의 의의

1. 전쟁의 참상과 인간성의 상실

영화 속 인물들은 전쟁으로 인해 성격과 행동이 변하면서 인간성이 상실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슈필만의 생존을 위한 여정에 그의 음악과 예술은 그 어떤 순간에도 인간성을 지키려는 상징과도 같습니다.

2. 예술의 치유력과 인간의 존엄성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주제는 예술의 힘입니다. 슈필만은 피아노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의지를 다지게 됩니다. 전쟁의 잔혹함과 정반대되는 음악은 그의 인간성을 지탱하는 주요한 도구이자 극한의 상황에서도 예술이 인간에게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 생존과 인간의 의지

슈필만은 가족을 잃고, 전쟁의 포화 속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가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 조금이라도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모습은 인간의 생명력과 의지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가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피아노 연주는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4. 인간의 고독과 연결

슈필만의 이야기는 고독의 문제를 다룹니다. 전쟁 중 그는 부모와 형제, 친구들을 모두 잃고, 자신의 존재마저도 벼랑 끝에 놓인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희망을 찾고,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통해 점차 인간성을 회복합니다. 그가 군인인 율린에게 피아노를 연주하게 되는 장면은 고독 속에서 불가능해 보였던 연결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사람 간의 기본적인 동정심과 상호 이해가 전쟁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5. 도덕적 선택과 인간의 본성

 빌헬름은 나치의 군인임과 동시에 슈필만을 도와주면서 도덕적 선택의 복잡성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상황과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도덕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고통이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 아드리안 브로디의 열정: 그는 슈필만 역할을 위해 체중을 14kg 이상 감량하고 피아노 연주를 연습했다고 합니다. 이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모습과 피아노 연주 장면을 더 실감나게 해주었습니다.
  • 토마스 크레치만: 독일 출신의 이 배우는 나치 독일 군인 전문 배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일군 장병역을 많이 연기했다고 합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 택시 운전사의 위르겐 힌츠페터 역에 캐스팅 됐을 때는 아주 흔쾌히 승낙했다는 말이 돌기도 했었지요.
  • 촬영지와 디자인: 실제 바르샤바와 비슷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폴란드에서 촬영하며 세트 디자인에 공을 들였습니다.
  • 감독과의 연결고리: 감독인 로만 폴란스키 또한 원래 폴란드계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 자신 경험을 영화에 생생하게 녹여냈습니다.​

 피아니스트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과 예술이 어떻게 절망을 극복하는 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인간 내면의 힘과 예술이 지닌 치유의 가치가 어떤 것인지, 어려운 환경에서 우리가 무엇을 지켜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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